나도 가끔 늙었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나이들면 추해진다고 말씀하신 어느 어른의 진의는 잘 모르겠습니다 외람됩니다만, 아주 가끔 "나도 늙었구나"하는 생각이 듭니다 외출을 할라치면 반지를 찾아 끼우고 평상시 차고 다니는 시계도 다른 시계로 바꿉니다 결코 보석을 자랑하려함이 아니라 추해 보일 것 같은 손을 가리기 위함입니다 .. Graffiti 2005.12.31
남의 고통은 나의 즐거움 외딴집이 음산해 보입니다 히로뽕을 몰래 제조해도 될만한 공장 같기도 하고 독일이라면 아우슈비츠의 별관 같기도 합니다 화생방 훈련을 위해 만들어놓은 가스실입니다 교관은 방독면 쓰고 훈련병은 맨 얼굴에 군가시키고 그것도 모자라 어머님 은혜 노래 부르라 하고 쓰러지기 일보직전에 봉쇄했.. Graffiti 2005.12.31
당나라 군대 권총을 뒤에서 겨누는 사람은 우리 계급으로 따지면 일병이고 앞에 사람의 계급은 대위입니다 빠져도 한참 빠졌습니다 아무리 사병이 장군과 어깨동무를 할 수 있는 자유스런 미국 군대라지만 당나라 군대도 아니고 장난기가 너무 심하군요 우리 같으면 남한산성을 가던지 비오는 날 먼지 나도록 맞.. Graffiti 2005.12.31
광수가 부러운 까닭 저는 광수가 부럽습니다 하고픈 이야기에다가 척척 그림을 그려서 색깔만 입히면 되는데 저는 닉네임에 picture라는 거창한 문구는 달아놓고 사진이 바닥 났으니 말입니다 그렇다고 찍으러 다니자니 "시간 없다" 핑계 대고, 사실 나가봐야 뾰족한 피사체도 없고 사실 제가 올리는 사진과 글들이 "카페의.. Graffiti 2005.12.31
주차위반 스티커만큼 떼어내기 힘든 것 주머니에 있는 몇 푼 은행에 입금하려다 그 돈의 한 달 이자보다 더 많은 과태료를 낸 적이 있었습니다 "괜찮겠지"하는 안일한 마음, "금방올건데"하는 무책임까지 앞 유리창에 붙은 스티커를 떼어내느라 고생 엄청했습니다 내 몸처럼 소중한 차에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으려는 스티커 내 몸에 기대고 .. Graffiti 2005.12.31
미역찜이 되어버린 미역국 몇해 전이었습니다 처음으로 집사람의 생일 날 미역국을 끓여주기로 마음 먹던 그 해에 미역 한봉지를 사서는 몇 인용인지 읽어보지도 않고 다 집어넣고 끓였다가 그 미역들이 냄비에 있는 물을 다 잡아먹어버리고 결국은 미역국이 아니라 미역찜이 되고 말았던 부끄러운 기억이 납니다 Graffiti 2005.12.31
꿈 중에서 최고의 꿈 제일 먼저 두환이 형님과 담소를 나누었고 다음엔 태우 형님과도 마주앉았다 남들은 대통령 꿈 한번에 복권 맞고 대박 터졌다는데 나는 왜? 그리고 영삼이 형님은 내게 귀엣말을 하셨는데 무슨 말이었는지 기억에 없고 대중이 형님과 휘호 형수는 내가 운전하는 차에 타셨었고 아쉽게도 형님은 앞자.. Graffiti 2005.12.31
2002년 내 모습 영수입니다, 철수 친구 말입니다, 영희를 놓고 삼각관계 사이인 영숩니다 사실 불혹의 나이가 되면 자신의 얼굴에 책임을 져야한다는데 보면 볼수록 마음에 안듭니다 욕심이 얼굴에 붙어선지 담배를 끊고 살이 쪄서 그런지 도대체 마음에 안듭니다 맨날 인상만 쓰고 살아선지 가끔 거울을 들여다보며.. Graffiti 2005.12.31
아버지의 자식 사랑 조용한 고향집에 우리가 찾아가면 생기가 돌기 시작한다 오리를 잡느라 무솥에 불을 붙이고 털을 뽑아놀 말종이를 찾고 풍에 좋다며 소주에 오리피를 타서 주신다 문안을 여쭈려 형제들이 고향을 찾을 때마다 오리를 잡으시지만 줄어들지않는 머리 숫자는 자식에 대한 아버지의 사랑이며 음식 찌꺼.. Graffiti 2005.12.31
딸들이 준 선물 나 어릴적 부모님께 생신축하드린다는 말 한번 못해봤다 철이 들고나서 큰 소리로 축하를 드리려해도 목소리가 자꾸 기어들어간다 시절이 변해 결혼기념일의 의미가 뭔지도 모를 어린 딸들이 '98년 3월에 정성들여 그린 그림이 선물이라며 붙여놓고 큰 소리로 외친다 "엄마 아빠 결혼기념일 축하드려.. Graffiti 2005.12.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