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영수 스튜디오

금연 4개월째인 제가 손님오면 꺼내놓는 재털입니다 얼쭈 금연에 성공했다고 자부합니다만 수 삼년은 지나야 공인 받는 다지요 흔히들 굵고 짧게 산다며 시도도 안하거나 실패하는 분들 마인드를 바꾸세요 피울 때는 몰랐지만 끊고나니 흡연자에게서 풍기는 냄새가 정말 고약합니다 당신처럼 멋있는..

초등학교 시절 비가오는 날이면 걱정이 앞섰습니다 좋은 우산은 일찍 등교하는 형과 누나가 가져가고 그야말로 찢어진 우산만이 나를 기다렸습니다 창피해서 아예 우산을 포기하고 비를 맞으며 등교한적도 있었습니다 아버지와 형 그리고 내가 양말을 같이 신을 무렵엔 가끔 구멍난 양말이 내차례로..

군대에서 말년 병장쯤되면 하루가 여삼추처럼 느낄 때가 있습니다 나른한 여름날 오후 부산 고참이 쥐를 잡았습니다 연병장에서 여러명이 가담한 가운데 석유를 붓고 불을 붙였습니다 그 쥐는 이리뛰고 저리뛰고 지금 돌이켜보면 너무 잔인했습니다 사람에게 이롭지않은 동물인데다 마음들이 메말..

열대 우림에서 자라는 나무에는 나이테가 없답니다 계절의 변화를 느끼는 나무만 나이테를 만든다는군요 흔히들 젊어 고생이라고, 사람에게도 나이테가 있습니다 역경없는 인생이란 소금기없는 김치라고나 할까요

한가로이 흐르는 임진강 줄기의 이름모를 다리 연이은 3년을 자기 키가 넘도록 수마와 싸우고 전리품인양 이마에 지푸라기 달았다 자기 머리 위로 소 돼지 그리고 집과 사람이 얼마나 떠내려 갔는지 기억하고 있을까 아무리 시간이 약이라지만 마음 한구석 그날의 상처는 아직도 딱쟁이가 덮여있다

버스를 운전하려면 1종 보통 면허를 보유한지 몇 년이 지나야함은 물론 운전이 직업이니 운전 하나만큼은 베테랑일겁니다 버스나 택시 대형차를 운전하는 분들한테 운전이나 잘하라고 야단친다면 그건 욕입니다 그분들은 이골이 나도록 운전을 잘하는 분들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운전 잘하는 분들도 ..

초등학교 3학년 올라간 우리 막내딸래미의 메모입니다 학교가 끝나고 이 학원 저 학원으로 다니는 것이 안스럽습니다 제 방에 붙여놓고 시간 늦지않으려 노력하는 것이 한편으론 대견합니다 제가 국민학교 다니던 시절 우리 반에 유치원을 졸업하고 입학한 학생은 단 한명이었습니다 그 당시 저는 유..

토토가 대견하다고 일전에도 말씀을 드렸습니다만 정말 대단한 모녀입니다 까치가 밭에 날아와 앉으면 아버진 워이 하시면서 손짓만 하면 그 다음은 이들 모녀의 일입니다 토토 딸의 이름은 모르지만 효녀인 것은 압니다 어렸을 땐 효녀가 먼저 먹겠다고 달겨들더니만 이젠 엄마가 드실때까지 기다..

국민학교 2학년 때였습니다 학교 앞 공터에서 쥐불놀이를 하며 늦도록 놀다가 집에 갈 때면 피날레 행사로 불이 벌겋게 살아있는 깡통을 멋있고 화려하게 하늘로 날려버리는 것입니다 친구들과 함께 모두 하늘로 던졌는데 아뿔사 제 것만 어느집 마당 지붕(선라이트) 위로 떨어지는 것이 아닙니까 저..

겨울이라 황폐해 보이는 텃밭이지만 제일 먼저 봄을 알려준다 얼었던 땅이 어머님 품속처럼 부드러워진걸 보면 말이다 봄, 여름, 가을 이곳에선 끊임없이 먹거리를 제공하느라 내가 고향을 찾거나 누이나 형님이 가도 이 밭은 항상 무언가를 퍼주고도 남는다 겨울동안 쓸모없어 보이는 텃밭이지만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