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까지 평범한 일상을 살아내는 일, 느닷없이 찾아온 운명을 받아들이고 본인 몫의 남은 삶을 평소처럼 살아내는 일. 종양내과 의사로서 환자들에게 한 가지 바람이 있다. 단순히 겁이 나서, 눈앞의 고통을 피하고 싶어서 항암치료를 받지 않으려는 거라면 다시 한번 생각해봐주었으면 한다는 것이다. 인생을 길게 내다보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암 치료도 그래야만 한다. 기대 여명을 알게 되는 것은 마음 아픈 일이지만 조금 다르게 생각해보면 특별한 보너스일지도 모른다. 보통은 자기가 얼마나 더 살지 모르는 채로 살다가 죽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너무 어려서..." 나는 걱정하지 말라고, 아버지가 없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아버지 역할을 해주는 사람이 없는 것이 문제라고 이야기 했다. 남은 가족들이 아버지 역할을 잘해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