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니까 좋다? 나이가 황혼이면 좋은 것들이 많다며 놀고 싶을 때 놀고 일하고 싶을 때 일한다더니 떠나고 싶을 때 떠나고 머물고 싶을 때 머문다더니 나는 아프니까 좋은 것이 있다 위에 것 다 즐기면서도 자고 싶을 때 잔다 일찍 잔들 늦게 일어난들 낮잠을 잔들 너~어무 좋다 항암 2020.10.25
산짐승을 위한 밤줍기 예전 같으면 산행에서 실한 밤알이 떨어져있으면 주머니에 담았지만 이젠 주워서 사람이 못찾을 만한 곳으로 던진다 밤을 주어가는 사람들에게 줍지마시오 하기엔 싸움날것 같아 그냥 더 깊은 곳으로 던져버린다 혹시 배고픈 청설모가 헤매다 내 밤을 줍거나 다음해 밤나무 순이 하나 나올지도 예전엔 뱀을 만나면 기어코 작대기를 들고 잡고야 말겠다고 덤볐다 엊그제 소요산에서 만난 약 2미터의 뱀은 촬영을 마치고 순순히 보내줬다 Graffiti 2020.10.04
나의 판단은 항상 옳은가 누가 큰 사람인지 답이 분명한 사회는 죽은 사회입니다. 누구든 큰 사람이 될 수 있다는 설렘이 가득한 사회는 하느님 나라가 멀지 않은 사회입니다. 지금의 기준으로 선악과 정의를 논하면서 흡족해하는 이들의 편협성을 오늘 복음은 질타합니다. 절대 선과 정의를 좇고 있는 신앙인은 자신의 판단과 식별 안에 아름다운 척하는 섬뜩한 악마가 함께 있음을 늘 기억해야 합니다. 자신의 판단과 식별을 과신하지 말아야 할 이유입니다. (박병규 요한 보스코 신부) 꾸르실리스따 2020.09.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