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ffiti

산짐승을 위한 밤줍기

Graffiti 2020. 10. 4. 15:53



예전 같으면 산행에서
실한 밤알이 떨어져있으면 주머니에 담았지만
이젠 주워서 사람이 못찾을 만한 곳으로 던진다
밤을 주어가는 사람들에게 줍지마시오 하기엔
싸움날것 같아 그냥 더 깊은 곳으로 던져버린다
혹시 배고픈 청설모가 헤매다 내 밤을 줍거나
다음해 밤나무 순이 하나 나올지도

예전엔 뱀을 만나면 기어코 작대기를 들고
잡고야 말겠다고 덤볐다
엊그제 소요산에서 만난 약 2미터의 뱀은
촬영을 마치고 순순히 보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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