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

더발루맙 20차-태항산

Graffiti 2019. 9. 2. 12:16

 

이제 4회 남았다

이것으로 항암제는 마지막이 되길

그리고 4년 후에 관해되어 완치되길

 

지난 주에 한반도 만한 크기의 중국 태항산맥을 보았다

그 장대함이 동양의 그랜드캐년이고

장가계와 비긴대도 오히려 감탄스럽다

유리 잔도와 사람 손으로 만든 터널의 비나리길은

가히 대륙스럽다


그리고 한국의 끽연가 들이여 중국을 가라

당신은 고속철을 기다리며 담배를 피울 수 있고

호텔 방에서도 로비에서도 마음껏 피워라

길거리 어디에서도 피울 수 있고

당신이 짚라인 직원으로 일한다면 고객의 몸에 맞게 안전 띠를 채워주면서도 

담배 연기를 고객의 얼굴에 뿜어내도 된다

그리고 압권인 것은 우리의 80년대 처럼

식당에서 밥을 먹으며 술을 먹으며 그 테이블에서 담배를 피워도 된다

옆 테이블은 신경쓸 것도 없다

이정도면 끽연가들의 파라다이스가 아닌가

대신 폐암은 덤으로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상기하면서

 

대륙의 향이 깃든 어떤 음식도 잘 즐기는 내가

귀국 후 첫 식사로 김치콩나물 국밥 한그릇이

내가 반도 사람이라는 것을 일깨워쥤다

 

낯섬에서 일상으로 돌아온 것이 더 행복한 날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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