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발열체크로 어수선한 병원 로비
이어폰을 꼽고 들어가는 중이었다.
바코드를 찍는 남자직원이 엉거주춤 일어나
내 귀에 뭐라고 속삭인다.
나는 내 큐알코드가 잘못된거라는건지
뭔 소리를 알아들을 수가...
그냥 무시하고 가려는데
내 귀에 더 가까이 다가와 또 뭐라한다
멈춰서서 다시 잘 들어보니
앞 자크가 열려있단다 웁스 ㅠ
난 동두천에서 혜화동까지 ㅋ 버젓이
공연을 한 셈이다.
호흡기내과로 갔다
5월 달에 뿌연 결절은 6월 달이나
지금 9월달이나 큰 차이는 없습니나.
요즘 기침을 조금합니다.
기침 약을 처방해드릴까요?
아니요, 약 먹을 정도는 아닙니다.
이 결절이 기침을 유발하는 것은 아닙니다.
크게 차이가 없는 것으로 보아 6개월 후에 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사흘 후 동부건강검진세터에서 간초음파 검사하고
해장을 위해 걸어걸어 해장국 맛집을 찾았으나
월요일 휴무
복국집을 찾았으나 휴무
그냥 콩나물 비빔밥으로 뚝딱
신설동과 동묘 사이에 신축하는 현장 뒤편에
일제시대에나 있었을 법한 나무 판자 건물에 매료돼
핸드폰으로 찍었다
뮐 찍는거에욧! 현장 감독이 거칠게 묻는다
저런 나무 담벼락 본적있어요? 부드럽게 답했다
왜 함부러 현장을 찍고그래요! 더 거칠어졌다
이 양반아! 내가 판자건물 찍었지 현장 찍었어?
나는 눈알을 희번뜩이며 발악을했다
돌아서서 잠시 반성했다
잘한건가? 과한건가?
방사선과에 들렀다
그 작은 것이 그대로 있으니 4개월 후에 뵙지요
아, 호흡기내과에서 6개월 후에 보자했군요
안자라고 있는 그것은 뭘까요?
좋게 말해서 염증덩어리이고
나쁘게 말하면 착한 암입니다.
조직검사 전에는 모릅니다
잘하면 평생 같이 살아야할지 모르겠군요
종양내과에 들렀다
2년이 넘었으니 6개윌 마다 한 번 보지요
진료를 마치고 나왔는데
간호조무사가 내 등뒤로 건강관리 잘하라며
응원을 해주는 말이 반갑고 고마왔다
집으로 가는 길에
그동안 마누라의 노고가 고맙게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