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ffiti

덕구온천과 영덕대게 만나러 가는길

Graffiti 2010. 2. 9. 16:39

 

친구들한테 바다에 왔다고

약간에 자랑을 섞어서

인증샷과 화상통화를 한다며

딸들은 바다에 렌즈를 들이댄다

 

딸래미가 아직 고속도로에서 운전을 못해봤다며

어제부터 달라는 운전대를 오늘 아침에 건네줬다

어제 동두천에서 2시 반 출발한 아내와 딸들이

삼각지에 3시 45분에 도착하고

나는 4시에 가족과 합류했다 

 

영동과 동해 고속도로를 거쳐

덕구마을에 도착한 것은 얼쭈 9시니 배가 고플만도 했다

큰딸 서림인 출발하면서 부터 닭도리탕을 노래 불렀기에

제법 전통도 있고 손님도 있을법한 집을 골랐다

장모 씨암닭 집은 도리라고 않고 찜이라고 했다

음식을 기다리는 표정들에 여행의 고단함과 시장함이 묻어난다

 

 

걸신들린 사람들의 여행처럼

출발엔 김밥과 한박스의 귤

저녁은 모두부에 파전 그리고 닭찜

물론 호박동동주까지

알바인 무뚝뚝한 아가씨는

여긴 음주검문은 없다며 웃지도 않고 말한다

 

 

씨암닭을 나와 곧 도착한 덕구온천은 상상 이상이었다

국내 유일하게 땅에서 분출하는 온천이라 퍼올리지 않는단다

온천수가 충분해 호텔 객실 샤워꼭지까지 배달되고

뜨끈한 온돌방은 여행에 지친 몸을 풀어주기에 충분했다

 

사우나 시설은 수질만 빼고는 그저 그랬다

규모만 좀 컸지 동네 사우나 정도랄까...

 

호텔 덕구 온천에서 1박을 한 우리는 사우나를 마치고

다시 먹거리를 찾아나섰다

아침으로 순두부와 산채비빔밥에 된장찌게등으로 포식을 하고는

여행에 관련된 준비된 음악 CD로 한껏 흥을 돋우며 영덕으로 향했다

 

서라가 대학을 가는 내 후년 여름은 해외여행이라며

적금까지 붓고 있으니 기왕 필받아 공부될 때 열심히 하라 했다

 

아직은 바람이 찬 황량한 해변엔 사진 한 장 찍어줄 사람을 구하지 못해

자동차 사이드미러에 카메라를 얹고 셀프로 찍어본다

2010년 1월 겨울에 동해에 잠시 머물렀다며...

 

딸래미가 운전을 배우고선 편해졌다

마은놓고 아내와 같이 술을 먹어도 되니 말이다

이 녀석은 아직까지는 술보다 운전이 더 좋은 나이라 다행이다

 

 

 

딸들은 제 에미를 닮아 해물을 좋아한다

영덕대게를 쌓아놓고도 전복과 해삼으로 워밍업을 한다

 

 

 잘 먹은 딸들은 집으로 가는 차안에서 속이 든든해서

둘이서 친한척 사진들을 찍고 논다

서울이 가까와지며 다시 걸신이 들린듯

저녁을 뭘 먹을건지 서로 메뉴를 정하고 난리가 났다

낌새가 아내는 장어가 먹고 싶은 모양이라

아버지의 강권으로 풍천장어를 택했다

아내는 좋아 웃었고 아이들은 그냥 따랐다

 

 

 

 

 

 다들 바쁘다는 핑계로 같이 어딜 가는 것도 힘들어졌다

나는 나대로 딸들은 딸대로

이렇게 잠시라도 다녀오면 우린 힘을 받는다

자기 일에 최선을 다할수 있는 힘

남들에게 너그러워질수 있는 마음

바빠도 짬짬이 가족이 그리워 하나가 되는 힘까지

 

음식여행인 이번 나들이도 괜찮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