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온건지 애를 보러 온건지
잠을 자는건지 꿈을 꾸고 있는건지
먹는게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갔는지
사색은 커녕 어딜 갔다욌는지 기억도 없고
손주 보느라 허리도 아프고 팔도 아프고
손주와 떠나는 여행은 두 돌까지지 그 이상은 안된다
이제 그만 집에 가자 집으로 가자
결혼 34주년을 맞은 우리 부부가
코로나로 외국여행은 불가하여
신혼여행지였던 제주를 다시 찾기로 하는데
대신 두 딸과 손주를 데리고 가기로 했다
뮌가 기대와 의미있는 출발이었지만
여전히 3월의 제주는 바람만 불면 겨울이었다
좋은 풍경에 잠시 차에서 내리면 숨어있던 바람이 닥쳤다
손주 위주의 여행이었다면 손자가 골아떨어질텐데
어른 위주의 여행인데다 바람은 세고 차거워
차 안에서의 시간이 길어지며
어른과 손주는 좀이 쑤시기 시작되는데
어른은 참을수 있어도
손자는 여행의 흥분에 도취되고
육체의 피곤함에 주체를 못해 이상행동이 나오고
그 흥분이 그 여독이 이틀은 더 갔다는 . . .
우스개 소리로
3월에 제주 이야기를 하면 호적에서 빼버린다 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