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림이가 시험이 끝났다고
맛있는거쫌 사달래서 인천에 갔다
프린터가 작동을 안한다기에 난 솜씨 좋게 고쳐주고
집사람은 구석구석 청소를 해주며
더러운 만큼 잔소리를 그어댔다
연신 서림이는 알았다며 오늘부터 청소 열심히 하겠단다
한꺼번에 다할려면 힘들다
하루에 한 구석씩 해라며 요령을 일러주었다만
태생이 정리정돈에 연이없어 아마도 다음도 지금 같을 것이다
그냥 맛있는거 먹으로 가자니
시간이 남아 인천대교 구경가자며 길을 나섰다
길었다
발 밑이 바다라 찌릿했다
네비게이션은 한번도 와보지 않은 길이라며
바다 위에다 화살표만 찍고 있었다
누군가가 네비를 갖고 비행기를 탔는데
지금 같았다고 했다
멀리 인천항이 섬광처럼 푸른빛을 보내온다
그래서 더더욱 이곳이 바다 위구나를 실감한다
난 운전하고
집사람은 연신 창밖으로 탄성을 내보내고
서림인 카메라를 연신 눌러댄다
하지만 다리는 솔직히 서해대교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선루프로 올려다 본 앵글이 그나마 기념적이다
용유동으로 갈까
소래포구로 갈까
우린 소래로 갔다
우럭도 먹고 싶고 게도 먹고 싶었단다
엄마를 닮아 그런가 회를 좋아한다
서림이의 청을 들어줬다
서라가 마음에 걸렸지만
할 수 없었다
서라가 입시를 마치면 그때는 너가 아니고
서라를 위해 먹으러 다니겠다며
나를 위로했다
마지막 남은 게를 양보했더니
이걸 먹으면 한동안 게를 먹을 자신이 없어질 거라며
비릿한 손을 물수건에 비벼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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