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ffiti

어머니 생신에

Graffiti 2006. 11. 28. 13:37

대전에 같이 가지 못해 죄송한 생각이 내내 들었습니다

부담을 지어드리고 전 빠진듯해서 그랬습니다

부모님과 어르신들 잘 모셨다니 그랬습니다

그 날 뵙는 것과 다음 날 뵙는 것엔  느낌이 다른 법인데

어머니가 서운해 하셔서 더 그랬습니다

 

국간사엔 서류 접수하고 갑상선엔 약간의 혹이 있지만

그것이 당락을 좌우하진 않는다며

대신 군생활 중에 이것으로 인해 문제가 발생된다면

전적으로 본인의 책임이란 것을 주지했습니다

산부인과는 담당의에게 서류가 넘어가고 수일내 신체검사 당락을 결정하는데

큰 문제가 없기를 바랄 뿐입니다

다음 달 중순에 수능 성적이 나올 때까지 마음이 편치는 않겠지요

 

서림이는 종일 군인들이 멋있다며 어쩔줄을 몰라 했습니다

제복을 좋아하는 특이한 성격을 갖고 있습니다

내 자식이지만 잘 모르겠습니다

국간사를 못가면 멋진 군인 하나 소개해 주세요

 

산청으로 가지않고 생초에서 만나서 생초 건너편인

동네 이름도 생소한 촌구석 경호식육식당으로 갔습니다

돼지 생고기가 맛있다며 안내된 곳은 이미 부모님이 드셔보았던 곳이었습니다

 

차돌물을 뿌리면 돼지 냄새가 안나고 맛있다며

외삼촌과 이모는 열심히 뿌리고 굽고 하셨습니다

고기는 보기보다 맛이 있었습니다

어머니도 많이 드셨고 나중에 밥까지 된장찌게에 드셨습니다

된장찌게에 미더덕을 넣어 시원한 맛까지 좋았습니다

소주 두 병을 나누어 드시고 저는 일 잔만 했습니다

 

이모는 주인에게 열심히 미네랄 알카리수를 설명하셨지만

주인의 반응은 무덤덤했습니다

오히려 경계하는 눈치까지 보이는 설명회였습니다

물건을 팔려는 노력은 훌륭하시지만 효과는 별없어 안타깝습니다

 

부모님과 오래도록 같이 있지 못해서

돌아오는 길은 헤어짐의 서운함도 있었지만 

오히려 빚을 덜은것 같아 개운했습니다

방학 때 다시 오겠다고 말씀드리며 속으론 자주 와야하는데 했습니다

어머닌 숨을 쉬느라 힘들어 하시고

아버진 목 디스크라 힘들어 하시고

자식은 가까이서 모시지 못해 죄송하고

고향에 머무시는 것이 여러모로 좋아 위안하고

다하지 못한 효는 내리 사랑으로 위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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